“순례자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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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호준교수 댓글 3건 조회 772회 작성일 22-09-21 23:53본문
“순례자의 노래”
시 120~134
시편 안에는 특별 컬렉션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성전에 올라가며 부르는 노래 모음집”입니다. 시 120편부터 134편까지 모두 15편의 노래가 그렇습니다. 그중 제일 유명한 시편이 “"내가 나의 눈을 들어 산들을 보리라. 나의 도움은 어디서 오는가?"”로 시작하는 121편이 아니겠나 싶습니다.
순례자의 노래 히브리어 정식 명칭은 “올라가는 노래”(שִׁיר הַמַּעֲלוֹת)입니다. 순례자의 시, 순례자들이 예루살렘을 향해 올라가면서 부르는 노래로 알려진 시편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입니다.
예루살렘에 올라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이해하려면, 첫 번째 순례자의 노래인 시 120:5-7을 살펴보면 아주 분명해집니다. 이 세 절은 왜 사람들이 예루살렘을 향하여 순례하기를 원했는지를 설명합니다. 시편 120:5~7에서 시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메섹에 머물며 게달의 장막 중에 머무는 것이 내게 화로다.
내가 화평을 미워하는 자들과 함께 오래 거주하였도다.
나는 화평을 원할지라도 내가 말할 때에 그들은 싸우려 하는도다.”
시편 120편의 시인이 말하려고 하는 것은 이것입니다. “나는 예루살렘에 가렵니다! 나는 예루살렘으로 가야 합니다! 영적으로 살기 위해서 나는 반드시 예루살렘에 가야 합니다! 나는 평화를 싫어하고 전쟁을 좋아하는 게달 사람들과 함께 지금까지 여기에서 살아왔습니다. 그들은 언어와 칼로 사람을 죽이는 사람들입니다. 예루살렘에 가지 않는다면, 나는 그들과 같은 사람이 될 것입니다. 나도 그들처럼 평화를 싫어하고 전쟁을 좋아하는 자가 될 것입니다. 여기 머무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습니다. 여기 있다가는 완전히 미칠 것입니다. 예루살렘을 향하여 떠나고 싶습니다.”
그렇게 해서 그는 예루살렘을 향하여, 평화의 도시를 향하여 떠납니다. 바로 그곳에서 그는 하나님의 평화를 얼마만이라도 경험하기를 소원합니다. 우리의 상상을 넘어서는 하나님의 평화 말입니다. “평화, 평화로다. 하늘 위에서 내려오네~~”(찬송 412장). 평화의 성에 가고 싶은 간절한 열망을 다른 말로는 “하나님께 가까이 가는 것이 내게는 너무도 참 좋은 것(토브)입니다.”(시 73:28)가 아니겠습니까?
지금 우리는 태고의 무시무시한 짐승들이 배회하는 밀림에 삽니다. 정글의 법칙만이 존재하는 듯한 혼돈의 세상에 사는 우리입니다. 주위를 둘러봐도 어디에도 평화와 평안을 찾기 힘듭니다. 미움, 불안, 공포, 두려움이 거칠게 엄습하고 폭풍처럼 휘몰아칠 때 우리는 불안한 영혼(restless soul)이 됩니다. 이때 우주의 중심부, 흔들리지 않는 정지점(stillpoint)이 되시는 그분께 가야 합니다. 중앙부에 가까울수록, 바퀴 중심에 가까울수록, 정지점에 가까울수록, 우주의 중심부이신 그분께 가까울수록, 우리는 그분의 말씀을 좀 더 분명하고 명확하게 듣게 될 것이며, 거기서 참 안식을 얻게 될 것입니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 (요한 14:27)
이제 여러분은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들”을 바로 이런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해하고 음미하고 노래하고 설교하시기를 바랍니다.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하나님을 중심부로 삼아 그에게로 다가가는 삶을 구성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행복한 사람일 겁니다 (시 1:2).
신학생 시절, 기타를 들고 왠지 모를 비애 감성충만하여 저 멀리 관악산을 바라보며 "순례자의 노래"를 부르던 시절이 급 떠오른다. 그 노래를 오늘 다시 조용히 읊조려본다.
저 멀리 뵈는 나의 시온성
오 거룩한 곳 아버지 집
나 사모하는 집에 가고자 한 밤을 세웠네
저 망망한 바다 위에
이 몸이 상할지라도
오늘은 이곳 내일은 저곳
주 복음 전하리
아득한 나의 갈길 다가고
저 동산에서 편히 쉴 때
내 고생하는 모든 일들을
주께서 아시리
빈들이나 사막에서
이 몸이 곤할지라도
오 내 주 예수 날 사랑하사
날 지켜 주시리
친애하는 이혜정 목사의 목소리로 https://www.youtube.com/watch?v=rxdfN3yoxIw